알기 쉬운 스타트업 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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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자를 위한 재무·펀딩 입문 가이드#

스타트업은 적은 돈으로 큰 결과를 만들어야 하는 비즈니스예요.
돈이 없으면 먼저 자금을 유치해야 하고, 들어온 돈은 최대한 효율적으로 써서 성장을 만들어야 해요. 그리고 지금 성장을 잘하고 있는지 꾸준히 모니터링하면서, 최종적인 성공까지의 미래를 예측하고 계획하는 일도 창업자의 역할이에요.

이 모든 것을 하나의 언어로 묶어주는 것이 바로 재무(Finance) 예요.
그래서 창업자는 제품과 마케팅뿐 아니라, 재무를 기본 언어 수준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어요.

1. 왜 창업자는 재무를 알아야 할까요?#

창업자는 이런 일들을 책임져야 해요.

  • 회사의 현금이 바닥나지 않도록 관리하기
  • 성장에 필요한 자금을 언제, 얼마나, 어떤 조건으로 가져올지 결정하기
  • 투자자와 같은 언어로 소통하면서 회사 가치를 방어하기
  • “우리는 지금 잘 가고 있나?”를 숫자로 검증하기

이 중 핵심은 펀딩과 재무 계획이에요.

  • 펀딩을 받으려면 “우리 회사에 앞으로 얼마가 필요하고, 이 돈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를 숫자로 설득해야 해요.
  • 투자금을 받으면, 회사의 일부 지분을 투자자에게 줘야 하고, 이때 회사의 가치(밸류에이션) 가 중요하게 작용해요.
  • 가치는 높을수록 창업자에게 유리하고, 잘못 협상하면 같은 돈을 받고도 지분을 더 많이 내줘야 할 수 있어요.

이 모든 판단의 기초가 바로 재무제표와 재무지표예요.

2. 재무제표 세 가지: 회사의 건강검진표#

재무 공부는 결국 재무제표를 읽는 것에서 시작해요.
재무제표는 크게 세 가지예요.

  1. 재무상태표 (Balance Sheet)
    → “지금 이 순간, 회사의 재무 상태는 어떤가요?”

  2. 손익계산서 (Income Statement)
    → “이 기간 동안 장사를 해서 돈을 벌었나요, 잃었나요?”

  3. 현금흐름표 (Cash Flow Statement)
    → “실제로 현금은 어디서 들어오고, 어디로 나갔나요?”

창업자 입장에서 가장 위험한 순간은 ‘적자’가 아니라 ‘현금이 바닥나는 순간’ 이에요.
그래서 손익계산서도 중요하지만, 현금흐름과 통장 잔고를 항상 같이 봐야 해요.

3. 재무상태표: 자산 = 부채 + 자본#

재무상태표의 기본 공식은 아주 단순해요.

자산=부채+자본자산 = 부채 + 자본
  • 자산: 회사가 가진 것
  • 부채: 회사가 갚아야 할 것
  • 자본: 회사의 순 재산 (주주의 몫)

또는 이렇게도 쓸 수 있어요.

자본=자산부채자본 = 자산 - 부채

재무상태표는 항상 좌우가 딱 맞게 균형을 이룬 상태로 작성돼요.

  • 왼쪽(자산): 회사가 어떤 자산을 가지고 사업을 하는지
  • 오른쪽(부채·자본): 그 자산을 만들 돈을 어디서 가져왔는지

3.1 자산: 유동자산과 비유동자산#

1) 유동자산#

1년 이내에 현금화가 가능한 자산이에요. 대표적인 항목은:

  • 현금 및 현금성 자산: 당장 쓸 수 있는 돈
  • 외상매출금(Accounts Receivable): 고객에게 매출은 발생했지만 아직 돈을 못 받은 금액
  • 재고(Inventory)
    • 원자재 재고
    • 재공품 재고(생산 중인 상태)
    • 완제품 재고(판매 준비가 끝난 상태)

재고는 결국 현금이 묶여 있는 상태예요.
재고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면, 그만큼 현금을 더 자유롭게 쓸 수 있게 돼요.

소프트웨어를 재고에 비유해 보면:

  • 원자재: 소스 코드, 개발 인력, 개발 시간
  • 재공품: 개발 중인 기능, 외주 개발, SaaS 사용 등
  • 완제품: 출시된 앱·웹·플랫폼 서비스

생산 공정을 거칠수록 재고의 가치는 올라가요.
완제품의 가치는 원자재의 가치보다 커지는 것이 일반적이에요.

  • 기지급금(Prepaid expenses)
    예를 들어, 1월에 공장 임대료 1년치를 60,000달러 선불했다고 해볼게요.
    • 1월 손익계산서에는 5,000달러만 임대 비용으로 기록
    • 나머지 55,000달러는 재무상태표의 ‘기지급금’으로 잡았다가, 매달 5,000달러씩 줄어들어요.

2) 비유동자산#

1년 이내에 현금화하기 어려운 자산이에요.

  • 고정자산 (PP&E: Property, Plant and Equipment)

    • 건물, 토지, 기계, 컴퓨터 등
    • 구입 시점의 가격을 기록하는데, 이를 회계에서 보수주의(conservatism) 원칙이라고 해요.
    • 시간이 지날수록 대부분의 자산은 가치를 잃기 때문에, 매년 **감가상각(depreciation)**을 통해 조금씩 가치가 줄어들어요.
    • 토지는 감가상각을 하지 않는 예외 자산이에요.
  • 무형자산 (Intangible Assets, IP)

    • 특허, 라이선스, 소프트웨어 등
    • 매출을 일으키는 기간 동안 **상각(amortization)**을 해요.
    • 특허 기간이 20년이라고 해서 무조건 20년 상각이 아니라, 실제로 매출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되는 기간에 맞춰 상각해요.
  • 굿윌(Goodwill)

    굿윌=회사인수가격순자산장부가치굿윌 = 회사 인수가격 - 순자산 장부가치

    재무상태표에 잡히지 않는 무형자산(브랜드, 직원, 노하우, 평판 등)까지 감안해서 시장이 인정한 초과 가치라고 보면 돼요.

중요한 점은, 브랜드, 팀, 노하우, 평판 같은 정말 중요한 자산들은 재무상태표에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이에요.
그래서 재무제표만으로 모든 걸 판단하면 안 되고, 질적인 요소도 함께 봐야 해요.

3.2 부채: 유동부채와 비유동부채#

재무상태표의 오른쪽에는 회사가 어떻게 자금을 조달했는지가 나와요.
크게 부채자본으로 나뉘어요.

  • 자본: 회사 지분(소유권)을 주고 조달한 자금
  • 부채: 갚을 의무가 있는 자금, 레버리지 효과가 있지만 리스크도 커요.

1) 유동부채#

1년 이내에 갚아야 할 부채예요. 급한 부채부터 위쪽에 적어요.

  • 외상매입금(Accounts Payable)
    공급자로부터 물건이나 서비스를 먼저 받고, 30일이나 그 이후에 대금을 지급하기로 한 금액이에요.
    공급자 입장에서는 회사에 돈을 빌려준 셈이죠.

  • 단기차입금
    1년 이내에 상환해야 하는 차입금이에요.

  • 장기부채의 현재 부분(Current portion of long-term debt)
    예를 들어, 장기 은행 대출 100,000달러가 있는데, 그 중 올해 갚아야 할 10,000달러는 유동부채로, 나머지 90,000달러는 장기부채로 분류해요.

  • 미지급금(Accrued expenses)

    • 예: 10월 20일 지급된 급여는 사실 9월 근로분
    • 올해 법인세는 내년에 납부
      이런 식으로, 비용은 발생했지만 아직 돈을 지급하지 않은 항목들이에요.

2) 비유동부채#

1년 이후에 갚을 부채예요.

  • 장기차입금(장기 은행 대출 등)
  • 전환사채 등 장기성 부채

창업자가 체크해야 할 포인트는:

  • 유동자산(특히 현금)이 유동부채보다 충분히 많은지
  • 자본이 플러스 상태인지
  • 시간이 지날수록 자본이 조금씩이라도 늘고 있는지 (아니면 자본잠식으로 가고 있는지)

3.3 자기자본: 창업자의 몫은 어떻게 쌓일까#

자기자본은 다음과 같이 구성돼요.

자기자본=자본금+이익잉여금배당자기자본 = 자본금 + 이익잉여금 - 배당
  • 자본금: 투자자가 넣은 투자금(액면가 기준)
  • 주식발행잉여금(Additional paid-in capital)
    • 액면가 1달러인 주식을 5달러에 발행했다면, 나머지 4달러는 주식발행잉여금이에요.
  • 이익잉여금(Retained Earnings)
    • 회사가 손익계산서에서 벌어들인 이익 중, 배당하지 않고 회사에 재투자한 누적 이익이에요.

회사가 팔릴 때 주주가 받는 금액이 장부상 자기자본과 동일하지는 않아요.

  • 토지는 구입가로 기입되어 있고
  • 굿윌, 브랜드, 팀, 성장 가능성 등은 장부에 반영이 잘 안 되기 때문이에요.

상장회사의 경우:

회사가치(Market Cap)=주가×총주식수회사 가치(\text{Market Cap}) = 주가 \times 총 주식 수

비상장회사의 경우에는:

  • DCF(할인현금흐름법)
  • 배수법(매출/이익 배수) 등 다양한 가치 산정법을 사용해요.

4. 손익계산서: 스타트업의 성적표#

손익계산서는 특정 기간(월, 분기, 연간)의 매출, 비용, 이익을 요약한 표예요.

기본 구조는 이렇게 볼 수 있어요.

매출매출원가=매출이익(Gross Profit)매출 - 매출원가 = 매출이익(\text{Gross Profit}) 매출이익운영비용(SG&A)=영업이익(Operating Profit)매출이익 - 운영비용(SG\&A) = 영업이익(\text{Operating Profit}) 영업이익이자비용법인세=순이익(Net Profit)영업이익 - 이자비용 - 법인세 = 순이익(\text{Net Profit})

여기서 자주 보는 이익률은:

  • 매출이익률: 매출이익 / 매출
  • 영업이익률: 영업이익 / 매출
  • 순이익률: 순이익 / 매출

4.1 발생주의 회계 vs 현금주의 회계#

회계에는 크게 두 가지 방식이 있어요.

  • 현금주의(Cash basis): 돈이 실제로 들어오고 나갈 때 인식
  • 발생주의(Accrual basis): 제품·서비스 제공과 청구 시점에 인식

발생주의 회계에서는:

  • 제품/서비스를 제공하고 청구서를 보냈을 때 매출로 인정해요.
  • 고객이 돈을 실제로 지불했는지는 그 다음 문제이고, 그 사이 금액이 외상매출금으로 잡혀요.

발생주의 회계를 쓰는 이유는:

  • 회사의 실제 영업 성과를 더 잘 보여주고
  • 매출이 일정 규모 이상인 회사는 법적으로도 발생주의 사용이 요구되기 때문이에요.

다만, 발생주의를 쓰면 손익계산서상의 이익과 실제 통장 잔고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해요.
그래서 손익계산서 + 재무상태표 + 현금흐름표를 함께 봐야 전체 그림이 보여요.

5. 매출원가, 재고, 매출이익#

5.1 매출원가(COGS, Cost of Goods Sold)#

매출원가는 매출을 일으키기 위해 직접적으로 들어간 원가예요.

  • 제조업이라면: 원자재, 생산직 인건비, 공장 가동 비용 등
  • 서비스/SaaS라면: 서비스 제공에 직접 필요한 서버 비용, 트래픽, 라이선스 등

**대응원칙(Matching Principle)**에 따라,
특정 기간의 매출과 그 매출을 만들기 위해 직접 들어간 원가를 같은 시점에 대응시켜서 이익을 계산해요.

5.2 매출이익(Gross Profit)#

매출이익=매출매출원가매출이익 = 매출 - 매출원가

매출이익은 사업의 타당성을 보는 핵심 수치예요.

  • 단가, 수수료 구조, 공급 비용 구조를 반영하기 때문에
  •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말이 되는지를 보는 데 많이 사용돼요.

6. 운영비용(SG&A)과 영업이익#

6.1 운영비용(SG&A: Sales, General & Administrative)#

운영비용은 제품이나 서비스에 직접적으로 포함되지 않는 비용이에요.

  • 사무실 임대료
  • 전화, 인터넷, 각종 관리비
  • 마케팅 비용
  • 경영진 및 사무직 인건비
  • 연구개발비(매출원가에 직접 포함되지 않는 부분)

6.2 영업이익(Operating Profit)#

영업이익=매출이익운영비용영업이익 = 매출이익 - 운영비용

영업이익은 회사가:

  • 시장에서 얼마나 매출을 잘 만들고 있는지
  • 비용 구조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있는지

를 동시에 보여주는 지표예요.

7. 순이익(Net Profit)과 숫자의 한계#

순이익=영업이익이자비용법인세순이익 = 영업이익 - 이자비용 - 법인세

순이익은 손익계산서의 맨 마지막 줄에 있기 때문에 Bottom Line이라고도 불러요.

다만, 순이익은:

  • 감가상각
  • 일회성 비용
  • 세금 전략
  • 회계 처리 방식

에 따라 바뀔 수 있어서 조정 가능성이 높은 숫자이기도 해요.

예를 들어, 특허 라이선스 수익 계약을 할 때:

  • 상대 회사의 순이익 기준으로 로열티를 받는 것보다
  • 매출 기준으로 받는 것이 보통 더 안전해요.
    (순이익은 다른 비용을 많이 집어넣어 줄어들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에요.)

8. 현금흐름표: Cash is King#

회사를 실제로 멈추게 하는 것은 “적자”가 아니라 현금 고갈이에요.
그래서 창업자가 가장 중요하게 봐야 하는 숫자는:

  • 현금 보유량(HP통)
  • 현금흐름(Cash Flow)
  • 번레이트(Burn Rate)런웨이(Runway)

현금흐름표는 세 가지로 나뉘어요.

  1.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 본업에서 들어오고 나가는 현금
  2.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 장비, 설비, 지분투자 등
  3.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 은행 대출, 투자유치, 배당 등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꾸준히 플러스라면:

  • 실제로 장사가 잘 되고 있고
  • 이익이 현금으로 잘 전환되고 있다는 의미예요.

8.1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 은:

  • 본업(영업활동)에서 벌어들인 현금에서
  • 운전자금 증가분과 유지·성장을 위한 필수 투자를 빼고
  • 정말로 자유롭게 쓸 수 있는 현금이에요.

잉여현금흐름이 충분하다면:

  • 대출 상환
  • 경쟁사 인수
  • 직원 처우 개선
  • 외부 투자 없이도 성장에 집중

같은 선택지가 가능해져요.
이게 진짜로 강한 회사의 특징이에요.

9. 재무비율: 스타트업이 꼭 봐야 할 핵심 지표들#

지표는 종류가 많지만, 스타트업은 몇 개만 잘 관리해도 큰 차이를 만들 수 있어요.

9.1 이익률(Profitability)#

  • 매출이익률: 매출이익 / 매출
  • 영업이익률: 영업이익 / 매출
  • 순이익률: 순이익 / 매출
  • ROA (자산수익률): 순이익 / 자산합계 (ROA가 지나치게 높다면, 장래를 위한 설비·자산 투자를 충분히 하지 않고 있을 가능성)
  • ROE (자기자본수익률): 순이익 / 자기자본 (외부 투자자에게 매우 중요한 지표)

9.2 효율성(Efficiency) – 운전자금 관리#

  • 운전자금(Working Capital)

    운전자금=외상매출금(AR)+재고외상매입금(AP)운전자금 = 외상매출금(AR) + 재고 - 외상매입금(AP)
    • 재고와 외상매출금은 회사 돈이 묶여 있는 상태
    • 외상매입금은 그만큼 다른 사람이 회사 대신 돈을 내준 상태
  • 재고기간(DII, Days In Inventory)

    DII=평균 재고 수준1일 평균 매출원가DII = \frac{\text{평균 재고 수준}}{\text{1일 평균 매출원가}}
  • 외상매출금 회수기간(DSO, Days Sales Outstanding)

    DSO=연말 외상매출금1일 평균 매출DSO = \frac{\text{연말 외상매출금}}{\text{1일 평균 매출}}
  • 외상매입금 지급기간(DPO, Days Payable Outstanding)

    DPO=연말 외상매입금1일 평균 매출원가DPO = \frac{\text{연말 외상매입금}}{\text{1일 평균 매출원가}}

    DPO가 높을수록 회사 입장에서는 현금 사정이 좋아지지만, 공급업체는 싫어할 수 있어요.

  • 현금회수주기(Cash Conversion Cycle)

    현금회수주기=DII+DSODPO현금회수주기 = DII + DSO - DPO

이 숫자가 짧을수록, 회사가 현금을 빨리 회수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구조라고 볼 수 있어요.

9.3 유동성(Liquidity) – 당장 갚을 돈을 갚을 수 있는가#

  • 유동비율(Current Ratio)

    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유동비율 = \frac{\text{유동자산}}{\text{유동부채}}
  • 당좌비율(Quick Ratio)

    당좌비율=유동자산재고유동부채당좌비율 = \frac{\text{유동자산} - \text{재고}}{\text{유동부채}}

당좌비율은 재고를 빼고 계산하기 때문에, 더 보수적인 지표예요.
보통 1 이상이면 안정적이라고 보고, 초기 스타트업일수록 이 숫자를 더 신경 써야 해요.

9.4 레버리지(Leverage) – 부채를 얼마나 쓰는가#

  • 부채 대 자본비율(Debt-to-Equity)

    부채비율=총부채자기자본부채비율 = \frac{\text{총부채}}{\text{자기자본}}
  • 이자보상배율(Interest Coverage Ratio)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연간 이자비용이자보상배율 = \frac{\text{영업이익}}{\text{연간 이자비용}}

부채는 리스크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성장을 위한 저렴한 자금이 될 수 있어요.
은행, 창업자, 투자자마다 중요하게 보는 지표는 조금씩 달라요.

10. 번레이트(Burn Rate)와 런웨이(Runway)#

10.1 번레이트란?#

번레이트(Burn Rate) 는 한 달에 현금이 순수하게 얼마나 빠져나가는지 보여주는 숫자예요.

  • 월급, 임대료, 서버비, 마케팅비 등 모든 월간 현금 지출 – 월간 현금 유입
  • 특히 초기에는 매출보다 비용이 더 크기 때문에, 번레이트가 곧 “매달 피가 얼마나 빠지는지”를 의미해요.

10.2 런웨이 계산#

런웨이(Runway) 는 지금 속도로 돈을 태우면 몇 개월 버틸 수 있는지를 의미해요.

런웨이(개월)=현재 보유 현금월간 번레이트런웨이(\text{개월}) = \frac{\text{현재 보유 현금}}{\text{월간 번레이트}}

투자자는 보통:

  • 한 번 투자할 때 최소 12~18개월 정도 버틸 수 있기를 기대하고
  • 번레이트가 투자금의 월 10% 이내이면 안정적이라고 보는 경우가 많아요.

예를 들어:

  • 25만 달러 투자를 받았다면
  • 월 번레이트가 2만 달러 정도 이하여야 1년 이상 버틸 수 있어요.

10.3 창업자의 번레이트 관리 원칙#

번레이트를 잘 관리한다는 것은 단순히 절약이 아니라,
효율적인 시스템과 문화를 만드는 일에 가까워요.

  • 현금흐름을 매일 혹은 최소 주 단위로 체크하기
  • 큰 지출(사무실 확장, 장비 구매 등)은 최대한 늦추기
  • 직원 채용은 정말 꼭 필요할 때, 최대한 늦게
  • 잘 안 되는 아이디어에는 집착하지 말고 빠르게 피벗하기
  • 다음 투자유치는 항상 런웨이에 여유가 있을 때 시작하기

11. 펀딩 단계: 시드부터 시리즈까지#

스타트업의 펀딩은 보통 이런 마일스톤과 함께 진행돼요.

  • 창업 → (시드 펀딩): 시제품 개발, 초기 고객 확보
  • → (시리즈 A): 시장 진입, PMF에 근접
  • → (시리즈 B): 사업 확장
  • → (시리즈 C 이후): 스케일업, 엑시트 준비

시드 라운드에서는 보통:

  • 창업자의 부트스트래핑(bootstrapping, 자가 조달)
  • 엔젤 투자자, 초기 VC의 소규모 투자
    가 섞여 있어요.

11.1 펀딩 금액 어떻게 정할까?#

초기에는 지나치게 복잡하고 정교한 재무 모델이 큰 의미가 없을 때가 많아요.
대신 이렇게 접근하면 좋아요.

  1. 다음 마일스톤까지 필요한 시간을 먼저 정해요.
    • 예: 시제품 완성과 첫 유저 1만 명 확보까지 12개월
  2. 그 기간 동안 예상되는 월 번레이트를 보수적으로 추정해요.
    • 예: 월 5천만 원 → 연간 6억 원
  3. 여기에 **버퍼(여유 자금)**를 더해서 펀딩 규모를 정해요.

매출은 예측이 자주 빗나가지만,
비용은 계획대로 집행하기 훨씬 쉽다는 점을 기억하면, 펀딩 설계가 조금 더 현실적으로 느껴질 거예요.

12. VC 텀시트: Economics vs Control#

VC로부터 투자를 받을 때 받게 되는 문서가 텀시트(Term Sheet) 예요.

  • 법적으로 완전 구속력 있는 계약서는 아니고,
  • 투자 조건에 대한 사전 합의서(의향서, LOI / MOU) 에 가깝지만,
  • 실제 계약의 70% 이상은 여기서 사실상 결정된다고 봐도 돼요.

텀시트의 핵심은 두 축이에요.

  1. 경제 조항(Economics)
  2. 지배 조항(Control)

12.1 경제 조항(Economics)#

  • 프리머니 밸류에이션(Pre-money Valuation)
  • 투자 금액
  • 주당 가격
  • 스톡옵션 풀 규모
  • 리쿼데이션 우선순위, 희석방지 조항 등

주당 가격은 보통 이렇게 계산해요.

주당가격=투자 전 회사가치(Pre-money Valuation)투자 전 총 주식 수 + 스톡옵션 풀 전체(부여 + 미부여)주당 가격 = \frac{\text{투자 전 회사가치(Pre-money Valuation)}}{\text{투자 전 총 주식 수 + 스톡옵션 풀 전체(부여 + 미부여)}}

투자 후 회사가치(Post-money Valuation)는:

투자후가치=투자전가치+투자금액투자 후 가치 = 투자 전 가치 + 투자 금액

12.2 지배 조항(Control): 이사회와 보호조항#

VC는 지분율이 50%보다 낮은 경우가 많지만,
지배 조항을 통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요.

대표적인 것이:

  • 이사회(Board) 구성
  • 우선주 보호조항(Protective Provisions)

이사회 구성 예시#

  • 3인 이사회

    • 창업자 1인
    • VC 1인
    • 사외이사 1인 (창업자와 VC가 합의해서 선정)
  • 5인 이사회

    • 창업자 2인
    • VC 2인
    • 사외이사 1인

이사회는 보통 홀수로 구성해서, 의사결정이 확실히 날 수 있도록 설계해요.

우선주 보호조항(Protective Provisions)#

VC는 이사회를 직접 과반 지배하지 않더라도,
우선주 보호조항을 통해 거부권(Veto) 을 갖게 돼요. 예를 들어:

  • 회사 정관 변경
  • 이사회 정원 변경
  • 배당 정책 결정
  • 큰 규모의 차입 결정
  • 회사의 핵심 IP 라이선스/양도
  • 회사의 매각, 합병, 청산, 파산 선언 등

창업자 입장에서는 밸류에이션뿐 아니라,
이런 Control 관련 조항을 꼼꼼하게 확인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해요.

13. 회사 가치 산정의 세 가지 핵심#

투자자가 회사를 평가할 때 기본적으로 보는 개념은 세 가지예요.

  1. 미래의 잉여현금흐름(Future Free Cash Flow)

    • 앞으로 이 회사가 사업을 통해 만들어낼 순 현금
    • 운전자금과 필수 투자를 제외하고 남는 현금
  2. 화폐의 시간적 가치(Time Value of Money)

    • 오늘의 1달러와 1년 후의 1달러는 가치가 다르다는 개념이에요.
    • 인플레이션, 투자 기회비용, 사람들의 조급함 때문이에요.
    • 예를 들어, 이자율이 3%일 때 1년 후 100달러의 현재가치는: PV=1001.0397.09PV = \frac{100}{1.03} \approx 97.09
  3. 리스크 프리미엄(Risk Premium)

    • 이 회사가 실제로 성공할 확률, 채무를 이행할 확률 등을 반영해요.
    • 리스크가 높을수록 더 높은 기대수익률(할인율)을 적용해요.

13.1 가치 산정 방법: DCF와 배수법#

가치 산정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대표적으로:

  1. DCF(Discounted Cash Flow, 할인현금흐름법)

    • 장래의 잉여현금흐름을 여러 해에 걸쳐 예측하고
    • 각 연도의 현금흐름을 적절한 할인율로 나눠서 현재가치로 환산한 뒤
    • 이를 모두 합산해서 회사 가치를 구해요.
    • 할인율은 사업의 리스크, 자본 비용 등을 반영해서 정해요.
  2. 배수법(Multiple Method)

    • 비슷한 산업의 평균 매출 배수, 이익 배수를 가져다가 적용하는 방식이에요.
    • 예: 이 산업 평균이 매출의 5배라면,
      매출 10억인 회사의 가치를 50억 정도로 보는 방식이에요.

벤처캐피탈은 보통 10~20배 수익을 목표로 하기도 하고,
이전 투자 경험과 포트폴리오 성과를 바탕으로
정량 + 정성 판단을 섞어서 밸류에이션을 정해요.

14. 마무리: 재무는 숫자 암기가 아니라 ‘언어’예요#

재무를 잘 안다는 것은 공식을 외운다는 뜻이 아니라,
숫자를 가지고 투자자, 팀, 시장과 대화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에요.

  • “우리 비즈니스의 핵심 드라이버는 무엇이고, 이게 재무 숫자로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설명할 수 있고
  • “어디에 돈을 더 써야 하고, 어디를 줄여야 하는지”를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고
  • “다음 펀딩 라운드까지의 런웨이와 마일스톤”을 구체적으로 설계할 수 있고
  • 협상 테이블에서 회사 가치를 저평가당하지 않을 수 있어요.

조금 더 깊이 공부해보고 싶다면
「카이스트 K스쿨 스타트업 재무 특강」 같은 책을 함께 보면서
이 글의 내용을 실제 사례와 연결해보는 것도 추천드려요.


It is not so important to know everything as to appreciate what we learn.

— Hannah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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